2007년 1월 20일 토요일 날씨 좋다가 해질 무렵 구름
배낭을 벗다가 야상의 어깨끈 단추가 떨어졌다. 설상가상 플레쉬마저 고장나서 꿰매지도 못하겠다. 얼마전에 양말에 구멍이 나서 어머니께 꿰매 신어야 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양말 꿰맬줄도 아냐고 하신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그렇게 혼자서 꿰매 신고 다녔는데 어머니는 니가 언제 그랬냐고 그러신다. 하기야 아머니께서는 본인이 대신 고생을 많이 하셔서 나나 누나가 별 걱정없이 자랐다고 생각을 하시나 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이유로 같은 고통을 받았으면서도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잘 알지 못하신다. 이럴 때 새삼 느낀다. 세상이 넓다는 거.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가 보이지 않을 만큼 멀다는 거.
지금 2초정도 지진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느꼈는지는 몰라도 두세차례 여진까지 있었다. 배를 깔고 있는데 밑바닥 전체가 흔들리는 기분이란. 지금까지 지진은 처음 경험해 보는데 바닷가 근처라 자고 일어났는데 수장돼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가만, 그건 행운인가? 죽음이란게 그렇다지. 나의 죽음이 존재하는 순간 나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단지 거기에 이르기까지 겪어야 하는 고통이 두려울 뿐이라고. 그런면에서 복어알은 역시 최상의 선택인 거 같다. 내년 복어가 알을 배는 봄에는 복어낚시나 가볼까나.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에 있었던 화재로 한창 복구중이었지만 해수관음상만 보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ㅋ. 복학하고 이곳으로 여름엠티를 다시 갔을 때는 복원작업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더 많은 멋있는 경관들이 입벌리게 만들었다. 물론 점심시간 때 주던 잔치국수도 일조했다. : P

해수관음상 앞에서 절하시던 아주머니가 물러나자 준비하고 있다가 바로 뛰어가서 폼을
잡는데 참 무안하더라 ~_~ㅋ. 그래도 사진은 당당하게! 멋있게! 찍으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 ㅜ

잘린 나무 밑둥 위에.

이 토끼들 여름에 다시 갔더니 여전히 서식하고 있더라. 정말 반가웠다. ㅋ

주문진으로 가는 길에서. 화각이나 광도란 거 사진은 참 어려운 거 같아.

양양국제공항의 담. 아... 여기엔 또 눈물없인 읽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이 언덕은
상당히 먼 거리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주의! 담이 아니라 언덕이다 ) 나의 동물과도
같은 센스로 이것이 지도에서나 봤던 양양국제공항의 경계 언덕이란 것을 직감하고
여기에 올라 공황 전경을 찍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 삼십분을 길을 따라 언덕에 접근을
하니 이제야 하얗게 담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런 xxxxx !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저 정도 담쯤이야 손끝만 닿으면 충분히 타고 넘을 수 있었다. 또 한 삼십분을 접근했다.
아니 그런데 그 담 위에 철조망이 보이는게 아닌가!!! 아놔! 이미 그곳에 이르는 오르막길을
삼분의 이 이상 올라버린 터라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 하얀 담 앞까지 갔다. 가시돋힌 혼잣말
을 내뱉으며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두둥! 하수구가 보였다. 물론 겨울이라 말라있었고 맨몸
으로 기어 들어가기에 충분한 지름이었다. !!! 후후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 배낭을 벗고 사주
경계를 하는데 아니! 저~~~~기 담 끝에 초소가 있는게 아니가. 아니나 다를까 초병까지 있다
이런 ㅜ. 가만히 생각해보면 공항 정도면 국가주요시설인데 나같은 평범한 사람이 함부로
접근할 수 있을리가 없지. 아... 도대체 내가 걸었던 그 한시간은 무슨 의미인건가..
그냥 좋은 추억 하나가 늘었다. ㅜ

하조대 아래 있는 광정 초등학교. 여기서 점심 먹고 좀 씻으려고 들어가는데 애들이 개를 데리고 놀고
있었다. 근데 이 개가 나한테 달려들었다. ~_~;; 순간 배낭을 집어 던지고 가슴에서 흉기를 빼내어
응수하려고 하는 순간! 애들이 안문다고 소리쳤다. 꺼이꺼이. 너무 오바했다.
"다같이 그러나 다르게"
요즘 초등학교마다 표현은 다르지만 그 관류하는 의미는 동일한 글귀들이 적혀있는 걸 본다. 좋은 말이다.
교육이란 거 가장 중요하기도 하고 가장 어렵기도 한 일이지.



하조대 옆의 등대. 조선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말년을 보냈다고 해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풍광이 상당히 좋다. 나도 돈만 벌면 동해 프리미엄의 그 아파트에서 살면서 이런 등대와 정자가
있는 곳에서 놀아보고 싶다. 하하 ^^;.

하조대 해수욕장. 정말 모래 곱더라. 정말 길고. 한 번 끝까지 걸어보고 싶었는데, 현실이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ㅋ

38선 휴게소. 정석대로라면 아래 사진의 기념탑에서 사진을 찍었어야 하지만, 이게 휴게소 다음에
있어서 쉴 때 미처 보질 못했다. 아쉽지만 또 배낭을 벗고 삼각대 세팅하고 폼 잡을 여유가 없었다.
해는 뉘엿뉘엿 주문진은 아직도...

# 일일노트
@ 설악 해수욕장
@ 낙산사
@ 양양국제공항
- 언덕->담->철조망=>하수구->초소. 차례차례 나를 절망시킴
@ 하조대
- 개국 공신 하륜, 조준이 말년을 보냈다고 함.
@ 광정 초등학교
- 점심, 세면. 개가 달려듬. 응수하려 했으나 개주인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제재함.
- 다함께 하지만 다르게. 학교훈
@ 38선 휴게소
@ 주문진 신영 초등학교 야영
-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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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걸은 시간 : 07:40~20:00 (약 33.6 Km)
누적거리 : 98.5 Km
사용여비 : 페스츄리4개 2000원 + 우유 500원 + 사이다 600원
+ 보급 ( 가스 1개, 라면 2봉지, A3건전지 2개, 사이다) 5700원 = 8800원
누적여비 : 28,960원
Posted by ekAR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