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번째 방학 프로젝트. 무언가 하나를 끝까지 해낸다는 건 그 결과의 질을 떠나 참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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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떼돈을 번다의 어원' ㅋ


- " 비행기재 터널 입구. 이 사진의 왼쪽으로는 소나무재선충 방지를 위한 벌목이 행해지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길 곳곳에서 벌목작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나다. 사실 가끔 뉴스
로 이슈화될 때 말고는 이런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소리없이 뭔가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재선충 방지대책이 시행 중인 거 같다. 이래저래 많이 까이는 정부지만 까이는 이면 어딘
가에서 움직이는 사람들도 내가 보고 생각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테니 그 사람들을 비난할 수
만은 없다. 또 조직에 속한 이상 시스템 상의 문제가 개인의 무능함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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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24일 수요일 날씨 맑음. 해가 비치면 여름 가려지면 겨울

아직 생활리듬이 정상적으로 되돌아오지 않았나 보다. 시장에서 일할 때의 수면 패턴이 아직 남아있는지 오전 10시만 넘으면 잠이 오기 시작한다. 어제는 백봉령을 오후에 올라서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오늘은 그 잠이 오는 타이밍에 큰너그니재를 넘어야만 했다. 해발 750M 였던가. 작은 너그니재를 넘을 때는 하도 졸려서 쉼터에 앉아 10분을 졸았는데 그야말로 주마등이 스쳐가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지도에 무슨 령, 무슨 재 하면 다다르기도 전에 정신적 압박이 상당하다. 감기는 눈을 부릅뜨며 미친 척 살벌할 속도로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덤프트럭들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신력이 요구 되거든.
길을 가도 가도 거의 절벽 수준의 벽들이 좌우 전후 드높게도 펼쳐져 있는지라. 아무리 강원도 산길을 걷고 있다지만 나도 모르게 나오는 한숨에 우리나라 탄소배출량 증산에 한 몫 하는 거 같아 여러모로 편치 않다.
짜증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하고자 선택한 일에 마저 짜증을 낸다면, 그 일이 진정으로 원한 일이 아니거나 이 세상에 짜증안 날 일이 없거나 일 테니까. 즐겨라. 미친듯이.

- '백봉령 휴게소를 지나 한참을 산길을 걸었다. 어제 텐트를 치면서 좀 더 갈까. 말까 무지하게
고민했었는데, 아마도 어제 밤에 더 걸었다면 꽤 위험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차는 별로 안다
니는데 마땅히 텐트 칠 장소가 없어서;;. 하루 과업을 끝마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
는 건 편안히 쉴 곳을 찾는 것이다. 적어도 4면 중 2면은 바람막이가 있어야 하고, 땅은 습기
없이 말라있어야 한다. 그래야 텐트의 오염을 최대한 막을 수 있고, 텐트 날아갈까 불안해
하지 않으며 잠 잘 수 있으니까. 난 잠잘 때 귀찮게 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 (응?) "


- "아마도 임계. 원래 여기까지 와서 야영하려고 했는데 진짜 여기까지 왔으면 어제 잠 못잤을 거 같다.
큰너그니재, 작은 너그니재 , 덤프트럭 너희들 잊지 않겠어 "




# 일일노트
@ 백봉령 휴게소 (노인정 옆)
- 얼음과 이슬 때문에 출발시간 늦어짐
@ 임계(송계리)
- 점심
- 세면함
- 백봉령-임계-여량 구간 덤프 트럭 무지 많이 다님
- 작은 너그니재, 큰 너그니재(큰너근령) 을 졸면서 넘음
@ 여량 (아우라지)
- 정선아리랑 발상지, 처녀상, 철로바이크
- 볶음밥
- 여름치 모양 카페
@ 나전
- 북평 초등학교 야영
- 당직 교사로 보이시는 분이 녹차 끓여다 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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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걸은 시간 : 08:00 ~ 18:30 (약 32.9Km)
누적거리 : 227.8 Km
사용여비 : 빵 3 + 부탄가스1 + 생수1 + 호빵1 4,100원 + 볶음밥 4000원 = 8,100원
누적여비 : 69,06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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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23일 화요일 오살나게 더움. 아무튼 맑음
오늘 묵호를 떠나 백봉령을 가기 전에 거치게 되는 이름마저도 싱그러운 달방댐에서 기분 좋은 만남이 있었다.
백봉령을 그야말로 해발에서 시작해서 올라야 하기 때문에 미리 쉬어 두려고 달방저수지 쉼터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펑하고 나타나서는 저수지에 대고 와~~~~소리를 지르더니 사과를 깎아서 절반을 나에게 주었다. ( _ _ );; 내가 감사의 인사를 하고 먼저 길을 나서는데 그 아저씨가 나를 '달려서' 지나치는 것이 아닌가!!!! 아니 그럼 여기까지 뛰어왔다는 거야!! 쉼터라고는 해도 아랫마을까지는 거리도 좀 되고 경사도 상당했는데 맙소사. 순간 나는 배낭을 짊어진 채 그 아저씨를 따라 뛰었다. 소리없이 은밀하게.... 뭔가 앞서고 싶다거나의 이유는 아니었다. 어디까지 뛰나 보고 싶다는 그 정도의 이유였을 것이다. 결국 200m 쯤 지나 배낭의 탈착 부분들의 플라스틱 연결고리들이 많이 상했다는 사실과 아직 가야할 길이 3/4 정도가 남았다는 사실들이 나의 뇌에 전기충격을 가해주어 간신히 멈추어 설 수 있었다. 아마도 그 사람은 내가 보지 않아도 자기가 목표한 만큼의 거리를 뛰어 가겠지. 오히려 다른 사람이 보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자신과의 타협을 부끄러워하는 법이니까.
아저씨는 보이지 않게 되고 '다시 그리워 진다'는 천하절경 무릉계곡도 다시 그리워질까봐 그냥 지나친 5시간 반. 겨우 백봉령을 넘었다. 해발 780m 밖에 안된다는데 이 겨울에 땀이 옷을 절이도록 흘러내리다니. 아마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반쯤 얼어있는 계곡물에 목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도로가에 있었지만 높이차가 커서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보지 않는 이상 보이지 않을 그런 계곡이었다. (정말로. ) 뭐, 혹시나 본 사람이 있더라고 그 사람이나 나나 서로 좋은 추억거리 하나일 뿐일테지 후훗.
이제 영서다. 백봉령을 넘자마자 태백산맥이란 방풍막이 사라져 버린 지금, 얼굴을 할퀴는 시베리아의 공기가 생소하다. 이제 3/4. 참고 참고 또 참았는데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 다시 한 번 참는 것이 인내라고 내 몸은 기억하고 있다. 무거운 다리가 신발을 끌게 만드는 것 마저도 감사해 하며 걸어야지. 그 끝마침의 순간이 더없이 달콤하다는 것 또한 내 몸은 기억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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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22일 월요일 날씨 흐리다 눈오다 비오다 그침
결국 일출을 보지 못했다. 정동진의 일출도 기본적으로 3대 이상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건가. 태양은 썬리조트를 지나가는 길에 잠깐 얼굴을 내밀더니 바로 눈비를 뿌려 주었다.
20대를 맞이하는 마지막 여행을 온 듯한 남학생들은 겨울 바다에 빠져 허우적 대고,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 바로 뒤에서 서로를 뜨겁게 끌어 안고 그들만의 순간을 즐기고 있는 연인들, 고현정 소나무에서 아기자기한 손을 들어 브이를 그리고 있는 어여쁜 소녀까지. 내가 포함된 그들 모두는 구름 너머의 태양을 그리고 있었다.
정동진의 태양아! 나 지금 이곳에 나의 뜨거운 심장 하나를 놓고 간다. 훗날 나보다 소중한 사람과 이곳에 다시 왔을 때 너는 단지 그것을 꺼내 보여주기만 하면 돼. 여기까지 걸어와서 너를 보지 않고 지나쳐가는 나에 대한 보답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잘 있어라 정동진아! 그리고 말없이 나를 간직하고 있을 불타는 태양아.

- "정동진역 앞 백사장. 해가 뜨나 안 뜨나 한참 수평선을 보고 있는데 뭔가 소란스러운 남아해들 무리가
어스렁거리더니 갑자기 한 녀석을 잡아서 바다로 던져버렸다. -_-;;; 그리고는 왠지 공부하는 녀석일 거
같은 찍사 한 명만 남겨두고는 뭐가 좋다고 나머지 모두 바다로 뛰어 들었다. 저 뒤에 보이는 사람들 소리
치고 난리가 아니었다 ㅋㅋ 밖에 있는 녀석은 계속 사진 찍고 있고. 좋을~~~ 때다 ㅋ 정말 추웠었는데
뒷수습 어떻게 하려고 ㅋㅋ 이녀석들 보고 나서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반대쪽으로 몸을 돌렸는데 ~_~;;;
거기서는 또 어떤 한 커플이 꽁꽁 부둥켜 안고는 뜨지도 않는 해를 보고 있었다. 췟. 그들의 낯뜨거운 장면
을 찍고 싶었으나 가볍게 쥐쥐 ㅜ. 역지사지란 성현의 말씀은 분명 가슴에 새길만 하니까 "





- "까막바위. 정동진은 경복궁의 정동에 있다고 해서 정동진이다. (정말) 이 까막바위는 꽤 큰
문어상 (웃기게 생겼다ㅋ) 옆에 있는데 남대문의 정동에 있다고 한다. (이것도 정말이다. ) 이
바위 전후로 횟집이 쫙 늘어서 있는데 이렇게 돌댕이 하나가 지역경제활성화에 이바지 할 줄
이야... ㅋ . 참고로 경복궁의 정북은 한반도에서 가장 춥다는 중강진, 저~~~기 남쪽에 내려가
면 장흥 그 쪽 주변으로 남강진이라고 또 있다. 근데 정서쪽에는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



친구 녀석이 고등학교 때 선생님을 찾아 갔다가 '너는 길이 보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 녀석이 뭐라고 답했다고 했는지는 그 날 술값으로 나간 지갑의 지폐량으로 인해 지워졌지만 아마도 부정적인 대답이었던 듯 하다.
난 정말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얼마나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살아야 나의 길이, 내가 가야하는 길이 보이는 거냐고. 원래 길이 보여야 정상인 건가. 자신이 나중에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지 확고한 신념을 갖고 그것이 정말 자신의 길인 그런 사람이 있단 말인가.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수없이 반문하고 두려워하며 그런 척 살아가다 잘되면, 나는 젊을 때 내 길을 보았다고 너희 나이 때는 길이 보이는게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라고 그렇게 말들 하는게 아닐까
두렵다. 너무나 두렵고 두려워 빛나는 아침 태양을 보고서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기도 하고, 관자놀이의 혈관이 부풀어 올라 뜨거운 두뇌를 짓누르도록 달려 보기도 하고, 코피를 흘려가며 잠 자지 않고 열심히 살아보아도 가슴의 멈추지 않는 심장 만큼이나 사라지지 않는 그 의문에 눈물이 흐른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낀다.
젊음. 열정과 패기란 그 뜻풀이에 들어있는 두려움이란 두 번째 의미가 나의 두 발을 움켜쥐고 있다.
# 일일노트
@ 정동진역
- 일출 못 봄. 물에 빠지는 남학생들, 포옹하는 연인들, 고현정나무와 어여쁜 소녀
@ 집필(심곡)
- 짚필 설화. 서당간에 색이 바래지 않는 그림이 있다고 함. 차마 접근 못해봄
@ 심곡->금진
- 헌화로 (순정공 수로부인). 기암괴석, 도로유실, 합궁골
@ 한라시멘트공장
- 아주머니가 밥 먹고 다니라고 함.
@ 옥계
- 2개의 동해 주유소. 몽상 오토캠핑리조트, 망상역(폐쇄 ㅜㅡ)
@ 옥계항
- 현대오일뱅크 저유소
@ 대진등대 (대진항)
@ 까막바위
- 남대문 정동방 (국립지리원공인)
@ 묵호등대
- 엄청 오르막길 (이런 대길)
@ 묵호역
- 디카 배터리 충전
- 배터리충전 하는데 정말 눈치 보임 ~_~;;. 콘센트도 없어서, 구석에 가려 있는 거 겨우 찾음
- 다행히 역무원 분들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서 다행. ㅜㅡ
- '셀토닌 증후군'에 대해 뉴스에서 봄
- 전전날 지진이 있었는데 오징어가 지진 전후로 많이 잡힌 이유를 이 이론으로 설명하는 뉴스 ㅋ
@ 묵호중학교
- 텐트 치고 있는데 껌좀 씹을 것 같은 남학생들과 면도칼 좀 씹어 봤을 거 같은 여학생들이 놀고 있음
- 술을 마시고 있었나? ( 잠귀에 들어 잘 모르겠음. 아무튼 남의 구역에서는 몸조심해야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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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걸은 시간 : 07:50 ~ 18:00 (약 24Km)
누적거리 : 163.9 Km
사용여비 : 정동진 모래사장 오뎅 2000원 + 사이다 600원 + 커피 600원 + 생수 1300원
몽쉘 앤드 과자 2 4000원 + 라면2 1500원 + 김밥2 2000원 = 12,000원
누젹여비 : 52,4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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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kAR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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